12년전쯤인가, 몇년전이 뭐, 얼마나 중요하겠습니까,
여튼 옛날 옛날에, 친구와 함께 청산도에 다녀왔던 적이 있었어요.
그땐, 서울역이었나,
서울역에서 밤기차를 타고 순천에 가서 순천에서 버스를 타고 보성에 들렀다가, 다시 해남으로 가서 땅끝마을과 송호해수욕장을 둘러보고 1박을 한 후에, 다음날 완도에 가서 배를 타고 청산도에 들어가 1박을 하고 돌아오는 코스였거든요.
그때의 그 한여름의 청산도 기억이 너무 좋아서 언젠가 또 한번 가보고 싶다.
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청산도가 수도권에서 가기엔 너무나 멀고 먼 곳이어서 가볼 수가 없었어요.
시간이 이렇게나 많이 흐르고, 우리 아이들도 이젠 좀 많이 커서 장거리 여행도 가능해졌기에
작년에 남편과 휴가계획을 세웠는데요.
그땐 진도에 들러 진도, 해남, 청산도 대충 이렇게 들렀다 오는걸로 계획을 했었는데.. 코로나가 그 당시 너무 심각해져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휴가 내내 집에서 4박5일을 보냈던 기억이...
내년엔 갈 수 있겠지,
그랬지만 올 여름에도 여전히 코로나는 극성이었고, 계획을 수정하여 청산도에서만 4박5일 있다 오기로 했습니다.
여유있게 완도항에서 11시 배를 타기로 계획하고
집에서 새벽 4시에 출발했어요! 아이들이 힘들어하면 중간에 쉬고 하다보면 10시엔 도착하겠지 하고 출발했는데..
아이들이 차에서 계속 잠을 자주니 저랑 남편이 운전 교대할때 빼고는 쉬지 않고 내리달렸습니다.
그랬더니 8시반에 도착을 하더라구요!
11시배 전에 8시30분배가 있었는데 정확히 8시 27분에 완도항에 들어갔기에 ㅋㅋ
그 배는 탈수가 없었구요.
그래서 완도에서 아침을 먹고, 명사십리 해수욕장에 잠깐 들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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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에서 이 곳은 처음 와봤거든요.
제 기억에 이번까지 완도는 세번왔던 거 같은데요.. 세번 다 완도항만 와봤네요 ㅋㅋ
정말 넓은 해변이 쫙 펼쳐져 있더라구요.
이때 시간이 아침 9시쯤? 되는 시간이라 관광객들도 없고,
튜브에 바람 넣으시면서 관광객들을 맞이하려고 준비하고 계시더라구요.
정말, 날이 더운거 빼면,
하늘도 맑고 푸르고, 쫙 펼쳐진 모래사장이 너무 좋았어요!
우리는 배를 타고 청산도에 들어가야 하기에, 아이들에게 발만 담구라고 했지만..
저희 둘째는 엉덩이까지 홀딱 젖어서 나오네요 ㅋㅋ
여긴 청산도 장기미해변입니다.
장기미해변에 들어가는 길은, 범바위 가는 길로 가다가 갈림길이 나오는데 그때 장기미 해변쪽으로 가면 돼요.
근데 길이 외길에, 좁아서 제가 운전했더라면, 맞은편에서 차가 안오길, 안오길, 하면서 운전했을 듯 싶어요 ㅋㅋ
이 곳, 장기미해변은 해수욕은 금지 된 해수욕장이고
공룡알 해수욕장?
전 둘째가 차에서 잠이 들어 해변까지 내려가보진 못하고 남편과 큰아들만 다녀왔는데,
돌들때문에 아이가 가기엔 좀 힘들고 미끄러워 위험하겠다 하더라구요.
멀리서 바라보며 찍은 해변은 이렇게나 멋진데 말이죠!
이 곳은 지리해수욕장입니다.
세계 3대 일몰장소라는 코타키나발루의 석양 뺨친다는 곳이더라구요.
저흰 숙소가 지리해변 근처는 아니어서 그 석양은 보진 못했어요.
예전에 친구와 왔을 땐 지리해수욕장 근처에서 숙박을 잡고 잠을 잤던 기억이 있어서 이 곳도 낯익은 곳인데..
해변이 좀 아쉬웠어요.
물이 생각보다 맑지 않고 쓰레기가 있어 아이들 물놀이를 시키고 싶지 않더라구요.
파라솔까지 셋팅 다 해놓고 해변에 들어갔다.. 바로 다시 철수하고 신흥해수욕장으로 갔어요.
이 곳은 신흥해수욕장입니다.
청산도에 있는 5일 중 3일은 바다물놀이를 했는데, 모두 다 신흥해수욕장에서 했어요.
이 곳은 수심이 얕아 정말 어린아이들이 놀기에 딱 좋았어요.
어른들은 좀 심심할 수도 있어요 허리 높이 물까지 들어갈래도 정말 한~참을 들어가야 하거든요 ㅋㅋ
물이 빠지면 조그만 바다게가 정말 많은데,
한참을 땅도 파고 놀구요,
이 곳도 좀 아쉬웠어요.
이번 청산도 여행에서 예전 여행과 다른 점이 있다면,
여행 구성원이 예전엔 친구와 둘이 하는 뚜벅이 여행이었고,
이번엔 어린아이가 포함되어있는 가족과 아이들 위주의 여행이었는데..
어느 집이던 어린아이가 있는 여름바다여행이라면 물놀이가 아무래도 우선이잖아요.
예전에 친구와 왔을 땐 저흰 물놀이는 저희 여행 목적이 아니었기에.. 그때 보이지 않던 모습들이 보이더라구요.
해변이.. 제 기준엔 많이 아쉬웠어요.
깨끗한 해변이 없더라구요. 그나마 신흥해변이 물도 얕고 제일 깨끗했어요.
두번째 방문했을 땐, 물에 한참 들어가고 있는데 바다에 쓰레기 떼가 줄을 지어 떠다니고 있었고,
(그 부분만 지나가면 다시 맑은 물이 나오긴 했지만) 그 쓰레기를 헤치고 지나가야 하니 유쾌하진 않더라구요.
그리고 세번째 방문했을 땐, 전날 비가 내려서였나..
해변가에 쓰레기가 떠밀려와있었구요.
진산해변도 그랬어요. 예쁜 뭉돌로 이루어진 해변인데..
그 해변앞에 앉아만 있어도 정말 좋았을텐데.. 온통 쓰레기와 바다벌레로.. 정말 바다벌레로 가득했거든요......
모르겠습니다~
하필 우리가 갔을 때, 그 때가 그랬던 거였는지.. 아님 관리가 안되는건지는요....
그럼에도,
너무 좋았던 서편제길.
예전 제 기억에 좋았던 그 길이예요.
그 예전에도 한여름인 8월에 방문했었는데요.
그땐 차도 없이 들어가서 청산도에서 (지금도 있는진 모르겠는데...) 택시가 한대 있었는데, 그 택시타고 청산도 내를 돌아다녔었거든요. 어딜가도 그 아저씨만 부르면 아저씨가 와주셨어요.
그 한여름에 서편제길을 올라갔는데, 정말..
탁 트인 배경과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뭔지 모를 편안함에 한참을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던 기억이 있어요.
이번에도, 여전히...
시원한 바람과 여유로움과 편안함을 느껴볼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제 옆에는 덥다고 징징대는 6살 꼬마가 함께 하고 있네요.. ㅋㅋㅋㅋ
청산도는 느림의 도시,
슬로시티로 지정되어 있다죠. 사진만 보면 정말 여유롭네요.
나중에 시간과 여유가 된다면, 아이들이 정말 커서 이 여유를 같이 느낄 수 있을 때,
조금 더 선선한 가을날 청산도를 걸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요.
신흥해수욕장,
지금은 물이 들어와 있는 상태구요.
여기서 물이 빠지면 양쪽으로 쫘~악 빠지게 되더라구요.
이 곳은 두번째 숙소였던 청산도 카라반에서 3분도 안걸리는 진산해변!
진산해변은 아침에 해 뜨는 걸 볼 수 있대요. 일출이 멋있다는데... 제겐 일출을 볼 수 있는 부지런함이 없다는게..
아이들에게 낚시를 경험시켜주고 싶어서
낚시를 잘 모르지만 집에 있는 온갖 낚싯대를 모두 챙겨서 청산도에 들어갔거든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낚시포인트는 없더라구요 ㅋㅋ 저희도 못하니까요 ㅋㅋㅋ
근데 이 날은 3일째 되던날이었는데 이틀연속 물놀이도 하고 하다보니 몸이 힘들어 쉬고 있던 차에..
큰아이와 함께 산책삼아 나갔거든요.
사진에서 저 큰 방파제 말고, 왼쪽 중간쯤에 있는 작은 방파제 보이시나요? 저기도 방파제인가요? ㅋㅋ
여튼 그 곳은 밑에 돌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아이와 함께 낚싯대를 가져와 던져봤는데, 맑은 물 아래 고기가 몰려드는게 아니겠어요?
잡고보니 복어였어요 ㅋㅋ 쫄복인가요?
낚시하시는 분들한텐 별볼일 없는, 쫄복이라지만,
일단 잡히는거에 신이나서 또 던져봅니다. 근데 얘네들이... 와서 쪼아먹기만하고 걸리진 않아요 ㅋㅋ
잡히는건 정말 운 좋게 걸려든거 같아요
그래도 꽤 많이 잡았죠?
화가나면 배가 불러오는 모습에 아이들은 무조건 신기해해요!
아이들 체험삼아 낚시가 해보고 싶으시다면 저 장소 추천드립니다.
먹지도 못하고 복어가 아닌 다른 어종이었다 하더라도 다룰 줄 모르는 저희는 다시 놓아주고 오늘의 낚시는 끝.
근데 저 방파제에 있는 배들이 기름을 내뿜더라구요.
첫날은 신나게 했는데, 다음날 떠나기전에 아쉬우니 한번 더 하러 가자 하고 갔는데..
바다에 떠 있는 기름떼를 보고는... 낚싯대를 바로 철수해서 돌아왔어요.
고기를 잡아서 뭘 할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맑은 바다에 기름은.. 보기 좋진 않더라구요.
큰 아이가 그 바다벌레가 그득한 뭉돌아래로 내려가서 따온 고둥들,
아니 삼엽충처럼 생긴.. 그 바다벌레는 어느 장소에 있는 건가요? 걔네만 없었어도..
쓰레기가 있는 해변가라 하더라도 물가에 내려가 좀 있었을텐데...
여튼..해변이 정말.. 너무 아쉽네요.
지리해변에 가서 일몰은 보지 못했지만,
숙소에서 저 멀리 이런 멋있는 석양을 봤습니다.
지리해변에 갔더라면 정말 더 예뻤겠죠?
청산도에 가면 은하수가 보인대요!
도시에선 정말 별 한 세, 네개? 보이지 않나요?
은하수를 꼭 보고 싶었는데 밤에 범바위 주차장에 가서 보면 그렇게 멋있다던데...
그걸 보질 못했어요.
하지만 밤에 숙소 앞 마당에 매트 깔아두고 누워 본 청산도의 별들.
예쁘죠? 핸드폰으로 이만큼이 찍히더라구요. 북두칠성도 보이고,
이 숙소는 청산도에 있는 느루 카라반캠핑 펜션인데요.
카라반펜션의 포스팅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시구요!
이 곳은 초반에 머물렀던 청산도 해랑달펜션
다음날, 범바위에 올라가 바라 본 풍경
우리 둘째는 또.. 더운 날 어딘가에 올라가고 있다고 뭔가 언짢으십니다;;;;
그리고 마지막날
떠나는 청산도.
많이 아쉬웠던 청산도.
4박5일동안... 섬에서 우리 아이들, 섬아이들처럼 마음껏 놀아보게 하자, 싶었는데..
그러기에 4박5일은 너무 짧은 시간이더라구요.
아이가 돌아오는 길에,
엄마 여기서 한달 살고 가면 안되냐 하더니,
돌아온지 한달이 훌쩍 넘은 지금도 청산도에서 고둥이랑 게, 특히 복어 잡은 이야기도 신나게 하고,
완도, 해남에 들러본 이야기를 너무 즐거웠었다고 하는 거 보면 그래도 아이들에겐 좋은 추억이었던 거 같아
기분이 좋더라구요. 그깟 5,6시간 운전이야.. 싶게 만드는... ㅋㅋ
청산도는 유채꽃이 예쁘게 피는 4,5월이 성수기인데, 방문 전이시라면, 한번쯤은 꼭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
다음에, 좀 더 여유있게 한번 더 가보고 싶은데.. 그게 언제가 될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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